10년 동안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 이지상은 2003년 불현듯 귀농을 했고, 소를 찾는 열개의 그림 중 첫 번째 그림인 ‘심우 - 소를 찾아서’를 세상에 내놓았다. 이 영화는 ‘소의 자취를 본’ 두 번째 그림이다. “뇌정산 산자락에 사는 나는 그녀 혹은 그가 오길 기다린다. 그이는 편지로 내게 소식을 보내온다. 이사 갔다는 소식, 삶에 대한 단상, 그리고 아프다는... 그이를 기다리며 난 벼를 베고 감을 따며 대추를 줍고 농사일을 한다. 산자락 쓰러져 가는 암자 앞에 무릎 꿇고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한다. 암자 안 선사는 아무 말하지 않는다. 그이가 오지 않는다” 영화는 자신의 일기를 연출하고, 프레임 안에는 제 몸의 일부를 담는다. ‘그이’에게서 온 편지는 인간의 가장 단순한 마음에 말을 건넨다.
(2005년 제31회 서울독립영화제)
연출의도
소를 찾아 떠났다.
물안개로 에워싸인 조그만 길, 소가 지나간 모양이다.
희미하게 발자국이 나 있다.
발자국을 본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?
그저 나도 다른 이들도 물안개에 싸여 어슴푸레 살아갔으면 할 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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